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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아도의 삶의 철학 ― 고대 철학은 어떻게 실천이 되었는가 피에르 아도는 고대 철학의 해석을 통해 철학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되묻는 20세기 프랑스의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그는 철학이 단순한 지적 활동이나 학문 체계가 아니라, '삶의 방식(mode de vie)'임을 강조하였다. 아도에 따르면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와 같은 고대 철학자들은 철학을 일상의 실천 속에서 구현하며, 그것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이들에게 철학은 ‘살아있는 사유’였으며, 단지 강의실이나 문헌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내면의 수련과 윤리적 실천을 통해 전개되었다. 아도는 이러한 철학의 실천적 차원을 복원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영혼의 수련(exercices spirituels)’이라는 개념으로 체계화하였다.. 2025. 8. 1.
시몽 동의 개인화 이론과 기술철학의 새로운 지평 질베르 시몽 동은 20세기 프랑스 철학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상가로, 특히 기술철학과 존재론,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을 아우르는 복합적 개념인 ‘개인화(individuation)’ 이론으로 주목받는다. 그는 전통 철학에서 주체를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존재로 전제한 것에 반해, 인간 주체는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형성되는 과정임을 강조하였다. 시몽 동은 ‘개체화(individuation)’라는 개념을 통해 생물학적 수준에서부터 심리적, 사회적, 집단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주체의 형성이 다층적이고 역동적인 방식으로 일어난다고 설명하였다. 특히 그는 기술을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인간 개인화 과정의 일부로 이해했으며, 인간과 기계,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 속에서 주체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존재 양식을 .. 2025. 8. 1.
슬라보예 지젝의 이데올로기 비판과 욕망의 구조 슬로베니아 출신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현대 철학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논쟁적인 인물 중 하나로, 정신분석, 영화 이론, 대중문화 분석, 정치철학을 넘나드는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특히 자크 라캉의 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현대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며, 기존 마르크스주의가 간과했던 주체의 무의식 구조와 상상적 동일시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지젝에게 이데올로기는 단순히 현실을 왜곡하는 거짓의식이 아니라,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고 살아가게 만드는 ‘현실 자체의 일부’로 작동한다. 그는 이데올로기를 구성하는 ‘환상’(fantasy)의 구조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현실을 그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항상 특정한 틀을 통해 현실을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지젝은 우.. 2025. 7. 30.
질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과 반복의 미학 질 들뢰즈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의 탈구조주의 흐름 속에서 가장 독창적인 사유를 전개한 철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철학이 동일성, 본질, 중심, 재현을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구성해온 전통적 형이상학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였다. 들뢰즈는 『차이와 반복』에서 동일성에 의해 규정되는 존재론을 넘어서, 차이 자체가 존재의 출발점이라는 급진적인 존재론을 제시하였다. 그는 차이를 단순히 동일한 것들의 변형이나 부차적인 요소로 간주하지 않고, 자기 안에 내재한 운동성과 생성성으로 보았다. 반복 또한 단순한 복제나 반복적인 순환이 아니라, 언제나 새롭게 구성되는 창조적 사건으로 해석하였다. 이처럼 들뢰즈의 철학은 정태적 실체 중심에서 운동과 생성, 다양성과 흐름 중심의 철학으로의 전환을 이끈다. 그는 철학.. 2025. 7. 30.
레비나스의 타자 윤리학 – 얼굴과 책임의 철학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20세기 후반 프랑스 철학의 흐름 속에서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철학자이다. 그는 전통적인 존재론적 사유를 넘어, 윤리를 철학의 제1철학으로 내세우며 타자와의 관계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레비나스는 ‘나는 생각한다’라는 데카르트식 자기 중심성을 넘어서, ‘나는 타자에게 응답한다’는 구조를 통해 인간 존재를 해석하였다. 그는 이를 ‘타자의 얼굴’이라는 강력한 개념으로 구체화하였으며, 이 얼굴은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나의 자유를 중지시키는 윤리적 명령의 현현이다. 인간은 타자의 얼굴 앞에서 자신의 폭력을 자각하며, 도망칠 수 없는 책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임은 계약이나 선택 이전에 이미 주어진 것으로, 인간 존재의 조건에 가까운 것이다. 레비나스의 철학은 아우슈비츠 이후의 윤리, 타.. 2025. 7. 30.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전환 개념과 과학혁명의 철학적 의미 토마스 쿤은 과학사와 과학철학의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꾼 사상가로, 『과학혁명의 구조』를 통해 과학의 발전을 기존의 누적적 진보 관점이 아닌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혁명적 방식으로 설명하였다. 그는 과학이 점진적으로 진리에 다가가는 과정이 아니라, 일정한 시점에서 기존의 이론틀이 붕괴되고 새로운 틀이 등장함으로써 급격한 전환이 이루어진다고 주장하였다. 쿤은 이를 통해 과학 이론의 변화가 단순히 데이터의 정교화나 정합성의 향상 때문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인식 틀 자체가 바뀌는 사건이라고 보았다. 이는 과학을 단순히 객관적인 진리를 향한 직선적 궤도로 보았던 전통적 시각에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과학의 역사와 구조를 사회적·철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쿤의 패러다임 개념은 이후 과학철학.. 2025.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