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인간 조건 - 행위, 탄생, 그리고 다중성의 정치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조건, 정치의 본질, 악의 평범성 등을 사유한 정치철학자다. 그는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 존재를 노동, 작업, 행위라는 세 가지 활동으로 구분하며, 각각이 인간의 삶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설명한다. 노동은 생존을 위한 순환적 활동이며, 작업은 인공물과 세계를 만드는 생산 활동이다. 그러나 아렌트가 가장 중요하게 본 것은 행위(action)이다. 행위는 타인과 함께 세계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자신을 드러내며, 정치적인 삶을 구성하는 고유한 인간 활동이다. 아렌트는 인간이 단지 동물적 생명을 영위하는 존재가 아니라, 말하고 행동하며 세계에 발자취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존재’로 정의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이러한 행위가 가능해지는 조건으로..
2025. 8. 2.
미셸 푸코의 권력 개념 - 지식은 어떻게 통치의 도구가 되었는가
미셸 푸코는 현대 철학과 인문학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사상가 중 한 명이다. 그는 권력과 지식, 주체와 통치의 관계를 분석하며 전통적인 권력 이해를 해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권력이 사회를 구성하는 메커니즘을 밝히고자 했다. 푸코에게 권력은 단순히 정치 권력이나 국가 권력 같은 외부의 강제력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미시적인 수준에서 작동하며 개인의 몸과 행위를 규율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그는 이러한 권력이 어떻게 병원, 학교, 감옥, 군대 같은 제도들 속에서 구현되고, 동시에 과학적 지식과 담론의 형태로 제도화되며, 주체의 정체성을 구성해가는지를 추적했다. 푸코의 철학은 특히 ‘정상성’이라는 기준이 어떻게 설정되고 유지되며, 그로부터 벗어난 이들이 어떻게 배제되는지를 분석함으로써, 지식이 결코 ..
2025. 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