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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문트 후설의 현상학 - 본질에 도달하기 위한 의식의 환원 에드문트 후설은 현대 현상학의 창시자로, 철학을 경험의 본질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재정립하고자 했다. 그는 기존 철학이 객관적 세계를 전제로 한 채 지식을 논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철학은 먼저 우리가 세계를 어떻게 경험하고 인식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현상학적 환원’이라는 방법을 고안했으며, 이를 통해 세계에 대한 자연적 믿음을 괄호 치고, 순수한 의식의 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았다. 후설의 주요 관심은 우리가 어떤 대상을 인식할 때, 그 대상이 단순히 외부에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의식 안에서 일정한 방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점이다. 그는 이 현상을 있는 그대로 기술함으로써, 편견 없이 본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었다. 후설의 현상학은 단순한 인식론을 넘어, 존재론.. 2025. 8. 2.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 - 존재 망각을 넘어 본래성을 회복하다 마르틴 하이데거는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20세기 철학의 패러다임을 바꾸었다. 그는 서양 철학이 플라톤 이래로 ‘존재자’에만 집중해온 나머지 ‘존재’ 자체에 대한 물음을 등한시했다고 보았고, 이를 “존재 망각(Seinsvergessenheit)”이라고 불렀다. 하이데거는 『존재와 시간』에서 철학이 다시 존재 그 자체를 물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인간 존재의 방식에 대한 분석, 즉 ‘현존재(Dasein)’의 이해라고 보았다. 현존재란 단순한 인간이라는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세계-내-존재로서 자신의 존재를 문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를 말한다. 그는 인간이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깨달을 때 비로소 본래적인 존재 방식으로 이행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를 통해 하이데거는 철학이 .. 2025. 8. 1.
질 들뢰즈의 차이 철학 - 반복 속에서 생성되는 존재 질 들뢰즈는 20세기 후반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전통 형이상학의 본질주의와 동일성 중심 사고를 근본적으로 전복하고자 하였다. 그는 『차이와 반복』에서 철학은 더 이상 고정된 개념이나 본질을 파악하는 작업이 아니라, 생성과 운동, 차이를 사유하는 작업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통 형이상학은 존재를 항상 동일한 것, 변하지 않는 본질로 규정해왔으며, 변화는 부차적이고 비본질적인 것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들뢰즈는 변화, 반복, 차이야말로 존재의 핵심이며, 존재란 결코 동일성 속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생성되고 흘러가는 흐름 그 자체라고 본다. 그의 사유는 정체성과 재현 중심의 철학을 넘어, 다름과 생성, 운동과 탈중심화를 통해 새로운 존재론을 제시하며, 예술, 정치, 윤리, 생명.. 2025. 8. 1.
장 폴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 자유는 형벌이자 구원 장 폴 사르트르는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의 중심 인물로서, 인간 존재를 본질이 아닌 '실존'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인간이 신에 의해 설계되지 않았고, 인간의 본질 또한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l’existence précède l’essence)”는 유명한 명제로 요약되며, 이는 곧 인간은 먼저 존재하고 그다음에 자기 자신을 정의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사르트르는 이로 인해 인간이 철저히 자유로운 존재라고 보았지만, 동시에 그 자유가 무겁고 고통스럽다고도 말한다. 인간은 아무런 본질적 지침 없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설계해야 하며, 이 선택의 무게는 불안과 책임을 수반한다. 그는 자신의 대표작 『존재와 무』, 『구토』,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 2025. 8. 1.
미셸 푸코의 생명정치 ― 권력은 어떻게 생명을 관리하는가 미셸 푸코는 20세기 후반 권력 이론의 지형을 혁신적으로 바꿔놓은 사상가로, 전통적 권력 개념이 주권자와 피지배자의 이분법에 머물러 있었던 것과 달리, 근대 이후 권력은 삶 그 자체로 침투하며 작동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근대 국가가 등장하면서 인구, 건강, 출산, 노동력 등 인간 생명과 관련된 수치와 과정을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통제하는 방식이 본격화되었으며, 이러한 권력 작동 방식을 ‘생명정치(biopolitics)’라고 명명하였다. 생명정치는 단지 억압하거나 처벌하는 권력이 아니라, 인간의 생리적 삶을 관리하고 규율함으로써 더 생산적인 삶을 구성하는 권력이다. 푸코는 『성의 역사』, 『감시와 처벌』, 『생명관리의 탄생』 등의 저작을 통해 근대 권력의 중심축이 ‘죽음에 대한 권리’에서 ‘삶에 대한 .. 2025. 8. 1.
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 ― 생명의 미래를 위한 철학적 성찰 한스 요나스는 나치즘과 홀로코스트, 핵무기 개발과 생태 위기 등을 겪으며 20세기 중후반 철학자들 가운데 가장 강력하게 ‘윤리’의 재구성을 요청한 사상가다. 그는 『책임의 원칙』(Das Prinzip Verantwortung)이라는 저작을 통해 인간의 행위가 더 이상 개인적, 현재적 차원에 머물 수 없으며, 오히려 그 영향이 지구 전체의 생명과 미래 세대에까지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윤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통적 윤리는 인접한 인간 사이의 도덕적 관계나 현재의 행위 판단에 초점을 두었지만, 요나스는 기술적 행위의 결과가 수세대 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에 대한 윤리, 즉 ‘책임 윤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철학이 인간의 자율성만을 강조하는 계몽주의 전통을 넘어서, 행.. 2025.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