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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 - 고요한 마음이 진정한 행복이다 쾌락이라고 하면 흔히 향락적이고 방종한 삶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은 그런 일차원적인 쾌락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는 육체적 쾌락이 아닌 정신적 평온, 즉 고요하고 불안 없는 마음 상태인 '아타락시아(ataraxia)'를 진정한 행복으로 보았다. 쾌락은 순간적인 자극이나 향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의 부재, 욕망의 절제, 지혜로운 인간관계를 통해 도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정신적 안정 상태를 가리킨다. 이러한 에피쿠로스의 철학은 종종 오해받아왔지만, 실제로는 불필요한 욕망을 버리고 자연적인 욕구에만 충실함으로써 행복에 도달하자는 실천적인 삶의 철학이었다. 이 글에서는 에피쿠로스가 말한 쾌락의 본질과 그것이 오늘날에도 주는 철학적 함의를 살펴본다.에피.. 2025. 9. 22.
비트겐슈타인의 언어 게임 - 의미는 사용 속에 있다 언어는 인간 존재의 가장 본질적인 특징 중 하나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생각하고, 표현하며, 타인과 소통한다. 그러나 ‘언어는 어떻게 의미를 갖는가?’라는 질문은 철학자들에게 오랫동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였다. 이 문제에 독창적인 해답을 제시한 인물이 바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이다. 그는 후기 철학에서 언어를 ‘의미의 고정된 도구’가 아니라 ‘활동의 일부’로 이해했다. 그가 제시한 ‘언어 게임’이라는 개념은 의미가 단어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맥락 속에서 형성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 비트겐슈타인은 이 개념을 통해 언어의 다면성과 유연성을 보여주며, 전통적인 분석철학의 틀을 넘어선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본 글에서는 언어 게임의 개념과 철학적 함의를 살펴보며, 우리가 말하는 방식이 곧.. 2025. 9. 22.
지각의 철학 - 우리가 보는 세계는 진짜일까? 우리는 매일 눈을 뜨자마자 세계를 보고 듣고 느끼며 살아간다. 그러나 이 모든 지각 경험은 과연 실제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일까? 지각의 철학은 이 단순하면서도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인간이 감각기관을 통해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개입되는 해석과 왜곡의 문제는 철학자들에게 오랜 시간 동안 중요한 주제였다.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철학자들은 ‘보는 것이 믿는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지각과 실재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이 글은 지각을 단순한 수용이 아니라 능동적인 구성 과정으로 이해한 철학적 논의들을 따라가며, 우리가 보는 세계가 얼마나 ‘진짜’인지에 대해 성찰하게 만든다.플라톤의 동굴과 지각의 환상지각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2025. 9. 22.
기술과 철학의 경계 - 하이데거의 기술 비판 다시 보기 기술은 현대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 중 하나이며, 우리는 스마트폰, 인터넷,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적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기술이 지닌 본질에 대한 철학적 성찰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기술을 단순히 인간의 도구적 산물로 보지 않고, 세계를 바라보는 하나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해했다. 그는 기술이 우리 존재방식과 세계 경험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그의 저작 『기술에 대한 물음』에서 기술은 단순히 수단이나 기계가 아닌, 세계를 ‘도전적으로 드러나게 하는 방식(Ge-stell)’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는 기술을 통해 세계를 효율성과 통제의 대상으로 보고, 존재하는 모든 것을 자원으로 환원시키는 경향을 보인다.. 2025. 9. 21.
진리의 다양한 얼굴들 - 고대 철학에서 현대 담론까지 진리는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주제 중 하나로, 수천 년 동안 철학자들은 진리란 무엇이며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지를 탐구해 왔다. 진리는 단순히 ‘거짓이 아닌 것’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서, 세계에 대한 이해, 인간의 인식, 언어의 구조, 그리고 존재론적 기반까지 포괄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진리를 ‘알레테이아(Aletheia)’, 즉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것’으로 보았다면, 근대 이후에는 진리를 명제의 정확성 혹은 대응 이론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현대에 들어서는 진리의 상대성, 사회적 구성성, 해체 가능성 등이 논의되면서, 진리에 대한 철학적 이해는 더욱 다층적이고 복잡해졌다. 이러한 진화는 단순히 개념의 확대가 아니라, 진리 자체에 대한 인식론적 전환을 의미한다. 이 글.. 2025. 9. 21.
시간을 넘어선 사유 - 아우구스티누스의 내면적 시간론 아우구스티누스는 중세 철학의 기틀을 마련한 인물로, 특히 시간에 대한 그의 사유는 현대 철학과 과학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 『고백록』에서 그는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묻지 않으면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누가 물으면 대답할 수 없다”고 고백한다. 이러한 고백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가 시간에 대해 갖는 모순적인 인식을 잘 보여준다. 우리는 시간을 경험하면서도 그것을 정의하기는 어렵고, 과거와 미래가 어떻게 현재와 연결되는지도 명확히 알기 어렵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문제를 단순히 물리적 차원이 아니라 심리적, 존재론적 차원에서 접근한다. 그에게 시간은 외부 세계의 흐름이 아니라 내면의식 안에서 구성되는 현상이다. 과거는 기억 속에, 미래는 기대 속에, 현재는 주의 속에 존재.. 2025.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