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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요나스의 책임 윤리 - 기술 시대의 새로운 도덕 한스 요나스는 과학기술이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대 사회에서, 윤리 역시 그에 걸맞게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독일 철학자다. 전통적인 윤리학은 개인 간의 행위나 공동체 내의 도덕적 규범에 집중해 왔지만, 요나스는 기술의 확장이 초래한 생태적·존재론적 위기 속에서 이제 윤리는 ‘미래 세대’와 ‘생명 전체’에 대한 책임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책임의 원칙(Das Prinzip Verantwortung)』에서 ‘인간은 존재 자체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선언을 통해, 윤리의 중심을 현재의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존재 전체로 확장시켰다. 요나스에 따르면 기술은 단지 도구가 아니며, 그 자체가 인간 조건을 바꾸는 능동적 힘이기에, 이를 사용하는 주체는 깊은 윤리적 성찰과 책.. 2025. 8. 7.
에마뉘엘 레비나스의 타자 철학 - 윤리는 타자의 얼굴에서 시작된다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에서 실존주의와 현상학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그 전통을 급진적으로 전환시킨 철학자다. 그는 서양 철학이 플라톤 이래로 ‘존재’와 ‘인식’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으며, 모든 철학이 결국 주체를 강화하고 타자를 대상화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보았다. 이에 반해 레비나스는 ‘타자(the Other)’를 철학의 출발점으로 삼아, 존재론을 넘어선 윤리적 사유를 제안한다. 특히 그는 『전체성과 무한』과 『존재를 넘어』에서 ‘타자의 얼굴’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윤리란 추상적 규범이나 계약 이전에, 우리 앞에 나타난 타자의 얼굴에서 발생하는 무조건적 책임임을 역설한다. 타자의 얼굴은 나에게 말을 걸며, 동시에 나의 권력을 거부하고, 내가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타자성을 드러.. 2025. 8. 7.
자크 데리다의 해체주의 - 텍스트 바깥은 없다 자크 데리다는 20세기 후반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중 하나로, ‘해체(deconstruction)’라는 개념을 통해 서양 형이상학의 중심적 신념들을 급진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플라톤에서 헤겔, 하이데거에 이르는 전통 철학이 ‘로고스 중심주의(logocentrism)’ 혹은 ‘음성 중심주의(phono-centrism)’에 기반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말이 글보다 우월하며, 중심적인 의미, 진리, 기원이 존재한다는 믿음이다. 데리다는 이러한 중심주의가 항상 하나의 중심(예: 신, 주체, 본질)을 기준으로 다른 것들을 주변화하고 위계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왔다고 지적하며, 해체란 바로 이 중심의 권위를 흔들고 구조 자체의 모순을 드러내는 작업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모든 텍스트는 그 안에 이미 불일치와 긴.. 2025. 8. 7.
미셸 푸코의 권력 개념 - 지식은 통제의 도구가 된다 미셸 푸코는 20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프랑스 철학자로, 권력과 지식의 관계에 대한 독창적인 분석을 통해 현대 사회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전통적으로 권력을 ‘폭력적 억압’이나 ‘법적 통제’로만 이해했던 시각을 넘어서, 권력이 사회 전반에 미세하게 퍼져 있는 네트워크적 힘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푸코는 병원, 감옥, 학교, 군대, 성(sexuality) 등 일상적 제도들을 분석하며, 이러한 기관들이 단지 사람들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주체를 ‘생산’하고 규율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핵심은 ‘지식’이 권력의 동반자라는 점이다. 지식은 중립적 정보가 아니라, 사람을 분류하고 평가하며, 규범적 행위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된다. 푸코는 이를 통해 ‘근대 사회는 권력을 분산시키고, 사람 스.. 2025. 8. 7.
시몬 드 보부아르의 존재론 - 여성이 되는 과정과 타자의 의미 시몬 드 보부아르는 실존주의 철학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페미니즘 사상의 전환점을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녀는 장 폴 사르트르와의 지적 교류 속에서 실존주의 개념들을 여성의 삶과 젠더 억압에 적용하여, 철학과 정치, 문화를 아우르는 독창적인 사유를 펼쳤다. 『제2의 성』에서 그녀는 “여성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다”라는 명제로 유명한데, 이는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적 성(gender)을 구분하는 개념의 철학적 출발점이 된다. 보부아르는 인간 존재를 ‘자유롭게 자기 자신을 구성해 나가는 실존적 주체’로 보았으며, 여성 역시 고정된 본질이 아니라 역사적·문화적 과정 속에서 구성된다고 주장했다. 그녀의 존재론은 단지 여성 억압의 현실을 묘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성이 어떻게 자신의 .. 2025. 8. 7.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 이론 - 패러다임의 전환이 진보를 만든다 토마스 쿤은 과학철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의 대표작 『과학혁명의 구조』는 과학의 발전이 단순한 지식의 누적이 아니라, 기존의 지배적인 사고 틀이 무너지고 새로운 틀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쿤은 과학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기존 이론에 기반한 퍼즐 풀이에 소비하는 ‘정상과학(normal science)’ 상태에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존 이론이 설명하지 못하는 이상 현상(anomalies)이 축적되면 과학은 점차 ‘위기’ 상태로 진입하고, 이때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계를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이 등장하면서 ‘과학혁명’이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이 새로운 이론은 단지 기존 이론의 확장이 아니라, 세계를 바라보는.. 2025.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