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시몽 동의 개체화 이론 - 존재는 형성되고 변화한다

by simplelifehub 2025. 8. 15.

존재는 이미 완성된 것이 아니라 형성되는 과정이다

시몽 동은 철학 전통에서 ‘존재’를 고정된 실체나 속성의 집합으로 보아온 관점을 비판하며, 존재란 본질적으로 ‘개체화(individuation)’의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개체화란 단순히 어떤 것이 태어나 존재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건과 긴장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 역동적 과정이다. 그는 존재를 미리 규정된 항목으로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형성되고 변화하는 흐름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개체화는 물리적인 사물에서부터 생명체, 심지어 정신과 사회까지 모든 존재 영역에 걸쳐 발생한다. 시몽 동에게 있어 존재란 그 자체로 불안정하고, 끊임없이 균형을 이루며 형성되는 힘의 장이다. 이로써 그는 형이상학의 본질을 정태적 개념에서 동태적 개념으로 전환시키려 했다.

기술은 인간의 확장이자 존재 형성의 조건이다

시몽 동 철학의 또 다른 핵심은 기술에 대한 새로운 이해다. 그는 기술을 단순한 도구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인간 존재의 구성 요소로 간주했다. 기술은 인간의 신체적·인지적 능력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인간이 세계와 관계 맺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킨다. 따라서 기술은 인간 개체화의 조건이자 결과이다. 그는 기술을 외재적 대상이 아닌, 인간과 함께 형성되는 동반자적 존재로 이해했으며, 기술을 이해하는 방식은 곧 인간 존재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와 직결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나 사이버네틱스 기술은 인간의 사고방식과 노동 구조뿐 아니라, 인간 자신에 대한 개념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술은 인간을 수동적 존재가 아닌, 능동적으로 세계와 관계를 맺고, 자신을 재형성하는 주체로 만들어준다. 이로써 시몽 동은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윤리적, 철학적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개체화는 개인만이 아닌 집합적 형성의 문제다

시몽 동에게 있어 개체화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와 사회 전반의 형성 문제이기도 하다. 그는 ‘전(前)개체적(pre-individual)’ 상태라는 개념을 통해, 존재가 개체화되기 이전의 잠재적 에너지와 관계의 장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이 전개체적 상태는 하나의 존재가 독립적인 개체로 분화되기 위한 가능성과 긴장을 품고 있으며, 이 긴장은 개체가 형성되는 동안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은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적 주체성, 공동체의 형성 문제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한다.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계와 환경 속에서 지속적으로 구성되고 해체되는 유동적인 구조라는 것이다. 시몽 동은 이러한 사유를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고정된 본질론에서 벗어나, 생성과 과정의 관점으로 철학을 전환시켰다. 이는 오늘날의 유동적 정체성, 기술사회, 포스트휴먼 논의 등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