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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손잡이는 대부분 오른쪽에 있을까

by simplelifehub 2026. 1. 15.

문을 열 때, 컵을 들 때, 서랍을 당길 때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사용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손잡이는 그 움직임을 전제로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다. 이 배치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손잡이는 원래 오른쪽에 있는 물건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물건을 잡는 방향이 반드시 오른쪽이어야 할 필연적인 이유는 없다. 왼쪽에 손잡이를 달아도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일상의 손잡이는 반복적으로 오른쪽을 향하게 되었을까. 이 글에서는 손잡이가 오른쪽에 자리 잡게 된 과정을 일상 사물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손잡이는 처음부터 방향성을 가진 구조물이 아니었다

초기의 도구와 가구에는 지금처럼 명확한 손잡이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물건은 잡기보다 붙잡거나 밀고 당기는 방식으로 사용되었고, 양손을 함께 쓰는 일이 일반적이었다. 이 시기에는 어느 손을 쓰느냐보다, 힘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더 중요했다. 또한 손잡이가 있더라도 위치는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상자의 양옆에 손잡이를 달거나, 위쪽에 고리를 달아 들게 하는 방식이 흔했다. 이 구조에서는 오른쪽과 왼쪽의 구분이 큰 의미를 갖지 않았다. 손잡이가 특정 방향을 갖게 되기 위해서는, 한 손으로 조작하는 사용 방식이 먼저 정착되어야 했다. 즉 손잡이의 방향성은 물건의 구조보다, 사용자의 습관 변화에서 출발했다. 초기의 손잡이는 방향을 지시하는 장치라기보다, 단순한 보조 구조물에 가까웠다.

오른손 사용의 다수성은 설계의 기준이 되었다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한 손으로 물건을 다루는 일이 늘어나면서, 어느 손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이때 다수의 선택은 자연스럽게 설계의 기준으로 작동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손잡이였고, 오른손은 더 정교한 동작과 힘 조절에 유리하게 사용되었다. 문을 열고, 물건을 들고, 도구를 조작하는 행위에서 오른손은 기본값처럼 자리 잡았다. 제작자는 이 다수의 사용 방식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이었다. 손잡이를 오른쪽에 배치하면, 별도의 설명 없이도 대부분의 사용자가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이는 오류와 사고를 줄이는 데도 유리했다. 이 과정에서 오른손 사용은 개인의 습관을 넘어, 설계의 전제가 되었다. 손잡이는 오른손을 기준으로 위치와 각도가 정해지기 시작했다.

오른쪽 손잡이는 관습이 되어 표준으로 굳어졌다

오른쪽에 손잡이가 배치된 물건이 반복적으로 사용되면서, 이 구조는 점차 당연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사람들은 오른쪽에 손잡이가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물건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 기대는 다시 설계를 강화했다. 이 관습은 공간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문이 열리는 방향, 가구의 배치, 동선의 흐름까지 손잡이의 위치를 기준으로 구성되었다. 오른쪽 손잡이는 하나의 규칙처럼 작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규칙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왼손잡이를 고려한 설계나, 양손 사용을 전제로 한 손잡이도 존재한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특별한 배려’나 ‘대안적 설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오른쪽 손잡이가 더 합리적이어서라기보다,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기 때문에 표준으로 굳어졌음을 보여준다. 표준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라, 가장 많이 반복된 선택일 때가 많다. 결국 손잡이가 대부분 오른쪽에 있는 이유는 인간의 신체 구조 때문만이 아니다. 다수의 사용 습관이 설계의 기준이 되었고, 그 기준이 다시 습관을 강화하는 순환 속에서 굳어졌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오른손으로 손잡이를 잡는 순간에도, 그 위치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다수의 선택과 관습이 조용히 축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