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을 떠올리면 가장 흔하게 떠오르는 형태는 네모다. 가정집의 식탁, 식당의 테이블, 회의실의 탁자까지 대부분은 직선으로 이루어진 사각형 구조를 기본으로 한다. 원형이나 타원형 식탁도 존재하지만, 일상의 표준은 여전히 네모에 가깝다. 이 모습은 너무 익숙해서 식탁은 원래 네모여야 하는 가구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사람들이 함께 음식을 먹는 데 반드시 네모난 상판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다. 실제로 역사 속에는 둥근 상이나 긴 판, 바닥에 놓인 상 등 다양한 형태의 식사 공간이 존재해 왔다. 그렇다면 왜 식탁은 점차 네모난 형태로 굳어졌을까. 이 글에서는 식탁이 네모가 된 배경을 일상 사물의 역사라는 관점에서 살펴본다.
식사는 오랫동안 고정된 가구 위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인류의 초기 식사 방식은 매우 유연했다. 음식을 먹는 장소와 방식은 상황에 따라 달랐고, 바닥에 둘러앉거나 낮은 상을 사용하기도 했다. 식사는 특정 가구에 종속된 행위라기보다, 공동체의 생활 리듬 속에 포함된 활동이었다. 이 시기에는 상의 형태가 엄격히 규정되지 않았다. 둥근 판, 긴 판, 혹은 여러 개의 작은 받침이 사용되었고, 중요한 것은 음식을 놓을 수 있느냐였다. 식사는 이동 가능했고, 공간의 제약도 비교적 적었다. 또한 식사는 반드시 동일한 방향을 전제로 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마주보거나 나란히 앉는 방식이 혼재했고, 상의 형태는 그때그때 달라졌다. 식탁은 아직 ‘고정된 가구’라기보다 ‘상황에 맞는 도구’에 가까웠다. 즉 식탁이 네모여야 할 이유는 초기 식사 문화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네모난 식탁은 공간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식탁이 네모로 굳어지기 시작한 중요한 이유는 공간 활용의 문제였다. 실내 공간이 분리되고, 방이라는 개념이 분명해지면서 가구는 벽과 함께 배치되기 시작했다. 이때 직선 위주의 가구는 공간을 낭비하지 않는 선택이었다. 네모난 식탁은 벽에 붙이기 쉽고, 방의 형태와 잘 맞아떨어졌다. 원형 식탁은 중심에 놓아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네모난 식탁은 공간의 모서리를 활용할 수 있었다. 이는 좁은 실내에서 매우 큰 장점이었다. 또한 네모난 상판은 제작과 확장이 용이했다. 같은 길이의 판재를 사용해 크기를 조절할 수 있었고, 필요에 따라 길게 늘이거나 줄이기도 쉬웠다. 이는 가족 구성원의 변화나 손님 수에 대응하기에 적합했다. 이 과정에서 네모난 식탁은 단순히 보기 좋은 형태가 아니라, 생활 공간을 효율적으로 조직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다.
네모난 식탁은 관계의 질서를 시각화했다
네모난 식탁은 앉는 위치를 자연스럽게 구분했다. 상석과 하석, 안쪽과 바깥쪽이 생기면서 식탁은 관계의 구조를 드러내는 장치가 되었다. 이는 둥근 식탁보다 위계와 역할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가족 식탁에서도 이러한 질서는 작동했다. 누가 어디에 앉는지가 반복되면서, 식탁은 일상의 규칙을 만들어냈다. 식사는 단순한 섭취 행위를 넘어, 관계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네모난 식탁은 개인의 영역을 명확히 했다. 각 변에 앉은 사람은 자신의 공간을 갖게 되었고, 접시와 식기 배치는 자연스럽게 분리되었다. 이는 식사의 질서와 집중도를 높였다.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서, 네모난 식탁은 ‘함께 먹되, 질서를 유지하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형태는 곧 사용 방식이 되었고, 사용 방식은 다시 형태를 정당화했다. 결국 식탁이 네모가 된 이유는 미적 취향이나 전통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 활용과 관계 정리라는 실용적 요구가 결합된 결과였다. 네모난 식탁은 가장 완벽한 형태라기보다, 가장 많은 조건을 무난하게 충족시킨 선택이었다. 우리가 네모난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는 순간에도, 그 상판의 직선은 오랜 생활 방식과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낸 흔적으로 조용히 기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