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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사 - 인디아 전역과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극동 원정

by simplelifehub 2025. 11. 12.

동방 정복의 정점, 인더스 강을 향한 행군

기원전 4세기 후반, 마케도니아의 젊은 군주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페르시아 제국을 무너뜨린 뒤, 그 정복의 칼끝을 인도 북서부로 향하게 하였다. 그에게 인도는 단순한 영토가 아닌, 세계의 끝이자 신화적 영역으로 여겨졌고, 아버지 필리포스 2세가 꿈꾸던 동방 정복의 완성점이었다. 알렉산드로스는 히다스페스 강 유역에서 고대 인도 지역을 통치하던 왕 포루스를 만나 대치하게 되며, 그곳에서 그의 가장 극적인 원정 중 하나가 펼쳐진다. 이 전투는 단순한 정복을 넘어, 알렉산드로스의 전략과 병참 능력, 그리고 그의 인간적 한계까지 드러내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그가 얼마나 집요하고 체계적으로 작전을 수행했는지는 히다스페스 전투에서 명백히 드러난다.

히다스페스 전투의 전개와 포루스 왕의 용맹

히다스페스 전투는 오늘날의 펀자브 지방에서 벌어졌으며, 강을 사이에 두고 알렉산드로스와 포루스 왕의 군대가 맞섰다. 포루스는 전통적인 인도식 전투 형식에 따라 코끼리 부대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보병과 기병의 혼성 부대가 그 뒤를 받쳤다. 반면, 알렉산드로스는 수개월에 걸친 정찰과 정보를 바탕으로 밤중에 우회를 감행하여 새벽 강을 건너 적의 측면을 기습하였다. 마케도니아의 중무장 보병 파란깃과 경무장 궁병, 기병이 조화를 이루어 코끼리 부대를 고립시키고 포위 섬멸함으로써 결국 포루스 왕의 항복을 받아내었다. 그러나 알렉산드로스는 포루스의 용맹함과 리더십에 깊은 감명을 받아 그를 다시 그 지역의 통치자로 임명하는 관용을 보였고, 이는 훗날 ‘왕 중의 왕’으로 기억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알렉산드로스의 후퇴와 원정의 종말

히다스페스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드로스의 원정은 그 지점에서 끝을 맺게 된다. 그 이유는 적군이 아닌, 아군 내부의 피로와 불만이었다. 수년간의 원정으로 지친 병사들은 갠지스 강 방면으로 더 나아가기를 거부했고, 이에 알렉산드로스는 마침내 귀환을 결정하게 된다. 귀환 경로 또한 평탄치 않았으며, 그는 일부 부대를 해상으로, 자신은 게드로시아 사막을 통한 육로로 귀환을 시도하다가 많은 병력을 손실하게 된다. 인도 원정은 그에게 군사적 승리를 안겼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한계와 제국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남긴다. 이 원정은 세계사에서 동서 문명의 접촉을 촉진한 최초의 대규모 군사 행동이었으며, 이후 헬레니즘 문화가 인도에까지 전파되는 계기가 된다. 알렉산드로스의 인디아 전역은 단지 정복이 아닌, 인간과 문명의 경계를 넓힌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