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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왜 여전히 필요한가 - 뤼크 페리의 삶의 재정의

by simplelifehub 2025. 8. 25.

프랑스의 현대 철학자 뤼크 페리는 철학이 추상적 학문이 아니라 개인의 삶과 직결되는 생존의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사랑, 죽음, 자유, 신의 의미를 재해석하며 철학이 어떻게 현대인의 존재적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 글에서는 페리의 대표적 저작을 바탕으로 삶의 방향성과 의미에 대한 성찰을 시도해본다.

현대 사회에서 철학은 구식이 되었는가?

디지털 기술이 모든 질문에 즉각적인 답을 제공하는 시대, 철학은 때로 불필요하거나 시대에 뒤처진 학문으로 여겨진다. 뤼크 페리는 이와 같은 인식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그는 철학이야말로 인간이 삶에서 마주하는 가장 근원적 질문—나는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응답을 제공한다고 본다. 페리는 철학이 단지 개념의 논리적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방향을 모색하는 실천적 도구라고 주장한다. 그의 대표작 『삶의 의미에 관하여』에서는 신화, 종교, 인문주의, 탈근대 사상을 아우르며 인간이 시대별로 삶의 의미를 어떻게 구성해왔는지를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과학이나 기술이 줄 수 없는 '삶의 방향'은 오직 철학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통찰이다. 철학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는 유일한 언어이자, 단순한 정보 이상의 지혜를 제공하는 학문이다.

사랑과 죽음, 존재의 근원에 대한 질문

페리는 특히 사랑과 죽음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한다. 그는 인간이 진정한 자유를 경험하는 순간은 오히려 타인을 사랑할 때라고 말한다. 개인의 자유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실현되며, 사랑은 이기적인 자아를 넘어서 타자를 위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감정이라고 본다. 죽음 역시 중요한 주제다. 그는 죽음을 단지 생물학적 소멸로 보지 않고, 인간이 유한성을 자각함으로써 삶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한다. 즉, 죽음에 대한 사유는 삶의 가치를 역설적으로 밝혀주는 철학적 도구다. 사랑과 죽음을 대면하는 인간은 '존재의 중심'에 서게 되고, 이때 철학은 방향과 이해를 제공한다. 페리는 이러한 사유를 통해 철학이 삶의 주변부가 아니라, 중심부에 위치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철학은 추상적 개념의 조합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살아 있는 인간의 이야기 속에서 다시 살아나야 하는 것이다.

철학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잡이다

뤼크 페리의 철학은 이론보다는 삶에 밀착된 사유를 지향한다. 그는 철학이 더 이상 학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며, 일상 속에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삶의 기술’이라고 말한다. 그의 철학 교육 방식 또한 이러한 방향성과 일치한다. 그는 프랑스 교육부 장관 재직 시절, 철학 교육을 대중화하고, 청소년에게 철학이 삶을 위한 실질적인 도구임을 전달하고자 했다. 이 같은 관점은 오늘날 정신적 공허를 느끼는 현대인에게 유효하다. 정보와 선택지가 넘쳐나는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는다. 이런 혼란 속에서 철학은 우선순위를 정하고, 삶의 본질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도구가 된다. 철학은 명쾌한 해답을 주지는 않지만, 중요한 질문을 던지는 법을 가르친다. 그리고 그 질문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본질적 고민에서 출발한다. 뤼크 페리는 철학이야말로 인류가 오랜 시간 동안 갈고닦은 삶의 나침반이라고 말한다. 이 점에서 그의 철학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힘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