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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본성에 대한 홉스와 루소의 철학적 대립

by simplelifehub 2025. 7. 27.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일까, 선한 존재일까? 이 물음은 철학사에서 수세기 동안 반복되어온 논쟁이다. 특히 토마스 홉스와 장 자크 루소는 이 질문에 대해 극단적으로 상반된 입장을 보인 대표적인 철학자들이다. 홉스는 인간을 자연상태에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을 벌이는 존재로 보았고, 루소는 오히려 사회가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본 글에서는 이 두 철학자의 인간 본성에 대한 시각을 비교하고, 이들의 철학이 오늘날 정치사상과 인간 이해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고찰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문제는 왜 철학에서 중요한가

인간 본성에 대한 사유는 철학의 근본적인 질문 중 하나로, 인간이 본질적으로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이해는 정치, 윤리, 교육,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타고나기를 이기적인 존재인지, 혹은 선하고 이타적인 성향을 지닌 존재인지는 각 사상가의 철학 체계 전반에 반영되어 있으며, 이 문제에 대한 답변은 우리가 어떤 사회 제도를 구축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까지 결정짓는다. 특히 사회계약론의 발전과 함께 인간 본성을 규명하고자 했던 토마스 홉스와 장 자크 루소는 이 질문에 극명하게 상반된 답변을 내놓았다. 홉스는 인간의 자연상태를 두고 만인이 만인에 대해 싸우는 무질서한 상태로 묘사하며, 인간의 본성이 자기보존과 권력추구에 기반한다고 보았다. 반면 루소는 자연상태의 인간을 평화롭고 자족적인 존재로 상정하며, 문명화된 사회가 오히려 인간을 타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관점 차이는 단순한 철학적 차이를 넘어 정치 체제와 인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 직결되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으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홉스와 루소의 인간 본성론을 중심으로 두 사상가의 핵심 주장을 비교하고, 이들의 이론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의미를 탐구한다.

홉스와 루소가 본 인간 본성의 근본적인 차이

토마스 홉스는 대표 저서 『리바이어던』에서 인간을 자연상태에서 자유롭고 평등하지만 동시에 두려움과 경쟁 속에 사는 존재로 그렸다. 그는 인간이 본질적으로 자기보존을 원하며, 이기적이고 타인의 위협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런 본성 때문에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끝없는 불안과 투쟁 속에 놓이며, 결국 생존을 위해 강력한 통치자, 즉 리바이어던이라는 절대 권력에 복종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보았다. 반면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과 『사회계약론』 등을 통해 자연 상태의 인간을 평화롭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존재로 상정했다. 그는 사회가 형성되고 사유재산 개념이 도입되면서 인간의 탐욕과 경쟁심이 생겨났다고 보고, 문명화된 사회가 오히려 인간 본성을 왜곡하고 타락시켰다고 주장했다. 홉스에게 사회계약은 인간의 폭력성을 제어하기 위한 불가피한 타협이었지만, 루소에게 사회계약은 자유롭고 평등한 인간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이상적 공동체로 향하는 과정이었다. 이처럼 두 사상가는 인간 본성에 대한 해석에서 시작해 사회 제도의 정당성과 권력의 정당화 방식에 이르기까지 전혀 다른 철학적 길을 제시했다.

현대 사회에서 홉스와 루소의 철학이 갖는 시사점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인간 본성에 대한 해석에 따라 정치체제와 사회 규범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력한 국가 권력과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주의적 시각은 홉스의 인간관과 맞닿아 있다. 인간은 본래 자기 이익을 추구하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강력한 제재와 규제가 필요하다는 관점은 현대 정치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반면 루소의 관점은 교육과 복지, 참여 민주주의의 확대 등 인간의 선한 본성을 계발하려는 진보적 접근에 영향을 미쳤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으며, 제도의 설계에 따라 더 나은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은 루소적 사유에서 기인한다. 나아가 이들의 철학은 단지 정치학적 함의에 그치지 않고, 인간 이해의 다양한 영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공격성과 협력성이 어떤 환경 요인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연구하며, 교육학에서는 인간의 성장을 전제로 한 교수-학습 이론이 루소의 영향을 받고 있다. 결과적으로 홉스와 루소는 인간 본성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전혀 다르게 해석했지만, 그들의 사유는 각각 특정한 사회적 조건과 제도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여전히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고 있다. 인간은 본래 이기적인가 아니면 선한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며, 두 철학자의 사상은 우리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있어 소중한 철학적 자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