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사회계약의 의미

by simplelifehub 2025. 8. 22.

자연 상태와 인간 본성에 대한 진단

홉스가 살았던 17세기 영국은 내전과 정치적 혼란으로 가득한 시대였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상황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 통찰을 내놓았다. 홉스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본능적 욕망과 자기 보존의 충동에 따라 움직이며, 이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충돌을 낳는다. 그는 이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고 표현하였다.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며, 언제 공격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살아간다. 따라서 삶은 고통스럽고 불안정하며, 홉스는 이를 “고독하고, 가난하며, 잔인하고, 짧다”고 묘사했다. 이러한 인간 본성의 진단은 사회질서가 없이는 문명적 삶이 불가능하다는 그의 정치철학의 출발점이 된다. 홉스는 인간이 자유롭게 살고자 하지만 동시에 안전을 보장받지 못한다면 그 자유는 의미를 잃는다고 주장했으며, 결국 질서의 필요성이 사회계약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사회계약과 리바이어던의 정당성

홉스는 자연 상태의 불안정함을 극복하기 위해 개인들이 서로 계약을 맺어 권력을 한 주체에게 위임한다고 보았다. 이 계약은 단순한 합의가 아니라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필연적 선택이었다. 계약을 통해 개인들은 일정한 자유를 포기하고, 대신 국가라는 권위적 기구로부터 안전과 평화를 얻는다. 홉스는 이러한 국가를 성경 속 괴물 리바이어던에 비유했다. 리바이어던은 거대한 힘과 권위를 상징하며, 개인보다 압도적인 권력을 통해 질서를 유지한다. 이는 절대군주제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이해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근대적 의미의 사회계약론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홉스에게 중요한 것은 권력의 형식이 아니라, 그것이 인간의 생명을 보호하고 사회를 안정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었다. 따라서 리바이어던은 억압적 존재라기보다는 무질서와 혼란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장치로 이해될 수 있다.

현대 정치철학에 남긴 함의

홉스의 사회계약론은 이후 루소나 로크 같은 사상가들에게 이어져 민주주의, 자유권, 인권 개념을 발전시키는 토대가 되었다. 로크는 홉스와 달리 인간 본성에 대해 보다 낙관적으로 보았지만, 사회계약을 통해 권력이 정당화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루소 역시 사회계약을 통해 공공선과 일반 의지를 강조하면서 정치 공동체의 정당성을 논했다. 홉스의 비관적 인간관은 오늘날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과연 본질적으로 이기적 존재인지, 아니면 협력과 이타심을 통해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인지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또한 리바이어던의 필요성은 현대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과 권력의 범위를 논의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지나친 권력 집중은 독재로 이어질 수 있지만, 국가의 권위가 약화되면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홉스의 사상은 국가와 개인, 권위와 자유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여전히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