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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탈학교론 – 교육이라는 신화의 해체

by simplelifehub 2025. 8. 20.

학교는 학습의 본질을 가로막는다

이반 일리치는 학교가 더 이상 진정한 배움의 공간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탈학교 사회』에서 학교가 사람들에게 실제로 배우는 법을 가르치기보다는, 형식적 교과 과정과 자격 획득에만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호기심과 내면의 동기에서 비롯된 학습보다는, 외부에서 정해진 커리큘럼에 맞춰 순응하며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 일리치에게 학교란 배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단절시키는 체제이며, 창의성과 자율성을 억제하는 구조였다. 그는 배움이란 일상 속에서 누구와도 나눌 수 있고,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과정이라고 보았다. 학교가 독점하고 있는 교육이라는 신화는, 실제로는 특정한 지식과 사고방식만을 정당화하고, 나머지 다양한 배움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그는 교육 제도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격증은 능력보다 계급을 상징한다

일리치는 현대 사회에서 자격증이 단순히 능력을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사회적 계급과 배제의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교육 제도를 통해 배운다는 것이 실제로는 특정 계층만이 접근 가능한 자원을 독점하는 방식이 되었다고 본다. 학력이 높을수록 더 나은 직업을 얻고, 더 높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배움’ 자체보다 ‘자격’을 중요시하는 구조를 강화시킨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진정으로 필요한 지식을 추구하기보다는, 자격증을 위한 공부, 스펙을 위한 학습에 몰두하게 된다. 더 나아가 이는 기존의 사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교육을 통한 계급 상승이라는 이상조차 허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가능하게 만든다. 일리치는 이러한 자격증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육을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에 가두지 말고, 지역 사회와 개별적인 경험을 통해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정한 배움은 공동체적 연결 속에 존재한다

이반 일리치는 교육의 대안을 ‘탈학교’에서 찾는다. 이는 단순히 학교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배움이 특정 기관에 독점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그는 사람들이 서로에게서 배우고,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면 학교 중심 교육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기술이 발전한 지금은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고, 온라인 학습, 공동체 기반 프로젝트, 멘토링 시스템 등 다양한 비형식 학습 경로가 존재한다. 일리치는 이런 가능성을 통해 인간이 본래 지닌 호기심과 학습 능력을 되살릴 수 있다고 보았다. 결국 그는 교육을 해방의 수단으로 회복하기 위해선, 학교 중심의 권위주의적 구조를 벗어나 자율성과 연대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학습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지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지를 묻는 철학적 질문이기도 하다.